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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 사전 검토본 · 2026년 10월 15일 공개 준비

리리의 좌충우돌 일본생활 25년 | 1회

어쩌다 나는 일본에 살게 되었을까

글 이정 · 생활 에세이 | 창간호·제1호 · 2026.10.15

“일본에 자리가 났는데 갈래?” 자동차 설계를 하던 남편이 물었다. 내 대답은 빨랐다. “완전 좋지! 내 꿈이 외국에 사는 거야.”

2001년, 나는 스물아홉 살이었다. 스물셋에 결혼했고, 이듬해 아들을, 스물일곱에는 딸을 낳았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일을 놓지 않았다. 둘째를 낳기 두 주 전까지 직장에 다녔다.

내가 자라던 때에는 결혼한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고 살림과 육아에 전념해야 한다는 말을 주변에서 자주 들었다. 하지만 내게는 집 밖에서 일하는 생활이 더 잘 맞았다. 살림에는 영 자신이 없었다.

남편은 생각이 달랐다. “내가 돈을 못 벌어서 밥을 못 먹여? 집에서 살림이나 하지 왜?” 그 말을 듣고도 나는 일을 계속했다. 같은 집에 살아도 서로의 생각은 이렇게 달랐다.

그런 우리에게 일본행이라는 선택지가 생겼다. 당시 남편이 가져온 조건은 한국에서 받던 급여의 거의 두 배에 주거비 지원까지 있었다. 그때 환율로 계산하니 억대 연봉이었다. “이걸 정말 준다고? 혹시 사기 아니야?” 의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남편이 이렇게 유능한 사람이었어?’

자동차 설계 경력 8년 이상이라는 조건에 당시 서른다섯 살이던 남편은 딱 맞았다. 우리 가족은 일본으로 가기로 했다. 남편이 먼저 떠났고, 나는 두 달 뒤 두 아이와 함께 뒤따라갈 준비를 시작했다.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 일본어를 못하는 내가 두 아이와 어떻게 지낼지, 그곳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는 아직 실감하지 못했다.

그때는 몰랐다. 신나서 외쳤던 “고고!” 한마디가 내 삶의 다음 25년을 바꾸게 될 줄은. 낯선 말 앞에서 멈칫하고, 사람 때문에 웃고 울고, 다시 내 일을 찾아가는 시간. 나의 일본생활은 그렇게 시작됐다.

다음 회 · 두 아이와 100kg 짐을 들고 일본으로

필자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쓴 생활 에세이. 기존 SNS 연재를 신문용으로 재구성했다.